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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맙습니다.

글쓴이 : 김은경

늘 그 곳에 계셨을 것이고 늘 그 곳에 머물렀을 바다인데 저희에게 참 아늑한 반김이셨어요. 많고 많은 펜션중에 우리 펜션만한 곳이 있을지 싶은 아늑함.. 쏟아지는 빗길에서 잘 찾아갈 수 있을까.. 오래된 네비게이션을 달고 아이들을 태우고 출발한 조그만 차가 빗 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. 아무도 없는 길가를 달리다보면 정말 나올까?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? 하면서 찾아찾아 갔을 때 거짓말처럼 바다가 보이고 북적거리며 설레는 이들이 차를 주차시키고 짐을 옮기고 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. 얼마나 좋던지.. 먼 길 잘 찾아왔다며 배고프겠다며 주인장께서 더 서두르시면서 "밥 얼른 많이 퍼드려. 모자라면 더 드리구." 하시는 말씀에 이유없이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. 그 늦은 시간에 주신 따뜻한 밥공기를 들고 아이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정말 좋았습니다. 저녁먹고 설레는 아이들은 그 시간이 몇 시인지도 감각이 없는지 방방을 타러 가겠다고 서두릅니다. 든든히 밥 먹여서 겨울잠바 입혀서 바다로 나갔습니다. 들뜨지 않은 바다.. 바다의 나이 마흔살... 로 느껴지던 바다에 서서 골라주신 폭죽을 들고 우리 꼬마들이 하늘에 별을 쏘는 걸 보았습니다. 하늘로 쏘아지는 별을 보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.. 바다에 다녀와 탁구치고 포켓볼 하고 아이들이 새벽에야 잠들었습니다. 아침 일출을 보여줄께.. 하고 데리고 나온 길 우리는 모두 아침 아홉시 반에 눈을 떴어요..^^ 남편과 통화하느라 새벽까지 밖에서 앉아있었는데 그토록 거세던 비바람은 잦아들고 씻은듯이 맑게 빛나던 투명한 새벽별들.. 그렇게 통화하는 제 곁에서 아가씨 둘이 앉아 짝사랑하는 사람이야기를 하며 울먹이고 서로 위로하는 모습 보면서 나도 저런 때 있었는데..^^ 하기도 했네요. 바닷가에 나가 소라 조개껍질 조그만 바다고동들 하나하나 신기해 하며 고를 때마다 한 녀석씩 엄마엄마 이거 봐요 하며 들고 뛰어오는 모습이 수채화처럼 맑았습니다. 늦게 도착했다고 늦게까지 갈 줄을 모르는 아이들 기다리다 다들 떠난 식당에서 라면 끓여먹고 인사도 못 드리고 올라왔습니다. 현아가 같이 놀자 했는데..^^ 다음에 가면 같이 더 많이 놀아주겠습니다. 정말 감사드립니다. 그 밤 늦게 아이아빠가 찾아와 놀래주고 싶었답니다. 집에 도착해서 막 자랑했더랬습니다. 얼마나 좋았는지 알아요? 하면서요. 예쁜 추억 가득합니다... 고맙습니다..^^*